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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살 때 vs 버블 붕괴 전조⋯ 젠슨 황 낙관론 믿어도 될까?

읽는 시간 약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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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CoreWeave)가 AI 투자 열풍의 수혜주에서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주가가 일주일 만에 25% 급락하자 월가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과 과도한 부채가 AI 산업 전체의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맞서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의 미래를 낙관하지만, 시장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각) 코어위브의 주가 급락과 채권시장 불안이 AI 투자에 대한 월가의 시각을 양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어위브는 이날 12% 가까이 하락한 6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하락률은 25%에 달했다. 2025년 6월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가 67% 떨어졌다.

코어위브의 위기는 개별 기업의 주가 조정을 넘어선다. 막대한 차입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AI 반도체를 확보하는 사업 모델이 높은 금리와 수익성 검증이라는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AI 성장에 대한 확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 구조의 지속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젠슨 황 “이 또한 지나갈 것”⋯ 도이체, “저가 매수 기회”

황 CEO는 최근 AI 관련 주식의 급락에도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블룸버그 행사에서 “이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며 AI가 모든 산업과 국가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Reuter/Manami Yamada)

코어위브에 대해서도 신뢰를 드러냈다. 황 CEO는 전날 스톡홀름에서 블룸버그와 만나 “코어위브의 경쟁력은 날마다 개선되고 있다”며 “낙관적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자본조달 비용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의 주요 주주이자 핵심 반도체 공급업체다. 황 CEO는 코어위브에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월가에서도 급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이 있다.

도이체방크의 브래드 젤닉 애널리스트는 코어위브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최근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평가하며 강력한 고객 기반과 계약 이행 능력, 우수한 인프라 성능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코어위브가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확보된 고객 계약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코어위브 투자자인 네오스텔라캐피털의 윌리 리도 시장이 회사의 사업 구조를 오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어위브가 약 130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투자적격등급 기업과의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고객 한 곳에만 수요를 의존하는 구조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낙관론의 핵심은 AI 연산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초과한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확보 경쟁이 지속되는 한 코어위브의 성장 가능성도 유효하다는 논리다.

356억달러 부채⋯ “AI 투자의 서브프라임”

반대편에서는 코어위브의 재무 구조를 심각한 위험 신호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코어위브가 최근 분기보고서에 기재한 총부채는 356억달러에 달한다. 데이터센터 임대와 관련한 수십억달러의 추가 리스 의무도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불안이 더욱 뚜렷하다. 지난 6월 기준 코어위브의 무담보 채권 신용등급은 B등급이었다. 투기등급이다. 연기금 등은 이런 채권에 투자할 수 없다.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전 투자를 했다면 자금을 회수해야만 한다.

코어위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은 장중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관련 파생상품 가격에는 향후 5년 안에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확률이 60%를 넘는다는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

이는 실제 파산 확률에 대한 확정적인 예측은 아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코어위브의 신용위험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보여준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기술주 애널리스트는 코어위브를 “AI 투자에서 서브프라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투자 규모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다. 코어위브의 최근 분기 조정 영업이익은 1억2800만달러다. 이를 단순 연율화하면 5억1200만달러다. 반면 회사가 보유한 유형자산의 순장부가액은 467억달러에 달한다.

루리아는 두 수치를 비교해 투자자본수익률이 약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정 영업이익을 자산 규모와 단순 비교한 수치로, 엄밀한 회계상 투자자본수익률과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코어위브가 일부 투자자금을 연 9% 이상의 금리로 빌리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자금조달 비용을 충분히 웃돌지 못한다면, 사업이 성장하더라도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루리아는 금융기관들이 계속 자금을 공급하려면 수익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AI 성장 자체보다 그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어떤 비용으로 조달하고, 언제 회수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AI 산업의 미래와 AI 주식의 미래는 다르다

시장에서는 AI 관련 기업을 일괄적으로 평가하던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삭소은행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AI 산업의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AI 투자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관련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상승했다”며 “이제 시장은 수익성과 자금조달, 자본 규율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삭소은행은 최근 견조한 실적을 발표한 TSMC, 삼성전자, ASML 등 반도체 기업과 코어위브, 네비우스, 오라클 등 부채 부담이 큰 AI 인프라 기업을 대비시켰다.

차나나는 코어위브를 AI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경고 신호로 지목했다. 투자자들이 더 이상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AI 인프라 확장을 지원하려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충격은 코어위브에만 머물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한 주간 11%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도 5.5% 떨어져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AI 산업의 장기 성장 전망이 무너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맷 바르톨리니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글로벌 리서치 전략 책임자는 AI 설비투자 확대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높은 금리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인 AI 수요 자체를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부채를 활용한 투자가 미래의 신뢰할 만한 성장으로 뒷받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의 낙관론 vs 월가의 경고

결국 젠슨 황의 낙관론과 월가의 경고는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AI가 산업 전반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맞더라도, 그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이 높은 수익을 올리거나 살아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차입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은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더라도 금리 상승과 자금조달 경색에 취약할 수 있다. 장기 계약이 충분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전환되지 못한다면 성장 자체가 재무적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코어위브를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AI 기술의 성공 여부만이 아니다. 누가 투자 비용을 감당하고, 누가 실제 이익을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다.

코어위브의 주가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로 끝날지, AI 인프라 금융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남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향후 시장이 주목할 지표는 신규 계약 규모뿐 아니라 실제 현금흐름, 차입 비용, 부채 만기와 투자자본 회수 속도다. 젠슨 황의 말처럼 시장 혼란은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모든 AI 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월가의 투자 매커니즘이 기업 생존을 놓고 베팅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coel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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